“저희는 거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거제에서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거제 장승포 한 골목. 평범해 보이는 건물들 사이, 파란 벽돌과 ‘밗’이라고 쓰여있는 나무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크고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강아지 한 마리가 일행을 반겼다. 내부에는 각종 캠핑 장비들과 술, 커피 판매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뒷문으로 나가니 또 다른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밥도 먹고 쉴 수 있는 널찍한 테라스는 파란 건물 양옆 건물들과 이어졌다.
“세 건물 모두 저희가 만든 공간입니다. ‘밗’은 바다와 강 그리고 산을 한데 모은 단어로 아웃도어를 테마로 하는 가게이자 커뮤니티 라운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며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죠. 양옆 건물에는 목공소와 편집숍, 공유 서재가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곧 열립니다”
‘공유를위한창조’는 2019년 이곳 거제 장승포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아웃도어를 테마로 지역 문화 기반을 마련해 살고 거제 장승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4년 부산 초량서 ‘이바구캠프’ 운영 시작
부산의 경험 바탕으로 거제서 새로운 도전
2019년 장승포에 터 잡고 지역민과 소통 추구
바다·강·산 한데 모은 단어로 이름지은 ‘밗’
아웃도어 가게이자 커뮤니티 라운지 의미
양옆 건물엔 목공소·편집숍·공유서재 갖춰
올해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에 선정
일이 여가생활인 ‘아웃도어 아일랜드’ 목표
찾아오는 이들도 즐거워하는 곳 만들 계획
아웃도어 라운지 ‘밗’에서 포즈를 취한 박정일 본부장을 비롯한 ‘공유를위한창조’ 팀원들.
◇소통 공간 통해 도시재생 기반 마련= ‘공유를위한창조’는 공유공간을 통해 지역을 재생시키는 일명 ‘도시재생 전문기업’으로 2014년 7월 부산 동구 초량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그곳에서 도시재생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궈나가는 게스트하우스 ‘이바구캠프’를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바구캠프가 생기면서 왕래가 없던 주민 간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이바구캠프라는 공간을 함께 운영한다는 공통분모가 주민들을 이어줬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소통 공간과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공동체의 연대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물리적·경제적·문화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부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제에서 그 비전을 다시 펼치는 중이다.
박은진 공유를위한창조 대표는 “거제에서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를 지역주민들과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활기 넘치는 거제를 위해= “부산 이바구캠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활기 넘치는 거제의 옛 모습을 재현시키고 싶었어요” 박 대표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말했다.
박 대표를 비롯한 공유를위한창조 팀원들은 2018년 말부터 경남 일대의 중소도시와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입지를 물색했다. 백패킹, 서핑, 캠핑 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바다가 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제가 눈에 들어왔다. 거제는 사람은 많지만 도시가 조선업으로만 먹고살아온 도시라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 예술, 복지 등이 취약했다.
공유를위한 창조는 이 지점에서 거제를 선택했다. 이들에게는 도전이었다.
박정일 공유를위한창조 본부장은 “장승포는 상업지인데 주거지로만 주로 활용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장승포가 다시금 상업지의 기능을 되찾기를 바랐고 우리들의 새로운 시도가 주민들이 원하는 옛날의 장승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라운지 ‘밗’의 외관 모습.
아웃도어 라운지 '밗', 편집숍과 공유서재가 있는 '여가', 목공소가 있는 '거가'
아웃도어 라운지 '밗', 편집숍과 공유서재가 있는 '여가', 목공소가 있는 '거가'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마을= 공유를위한창조는 2021년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경남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무려 3번의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행안부의 청년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은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정착을 지원해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됐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청년 활동 공간 조성, 청년 체험 프로그램, 네트워킹과 홍보 등을 지원받는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을 기반으로 공유를위한창조는 일이 곧 아웃도어 여가생활이 되는 청년 마을, 일명 ‘아웃도어 아일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박정일(왼쪽) 본부장과 박은진 대표.
이세원 공유를위한창조 매니저는 “공모사업 선정 소식은 일을 시작한 후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 순간입니다”며 “발표 당시 모든 직원이 손꼽아 기다렸던 일이 성사돼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르겠습니다”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박 본부장은 “공을 들인 것에 좋은 결과가 따라줘서 기쁘다”며 “아직 식구들과 축하 파티를 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다 같이 모여 그간의 노고를 풀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 보여주는 것= “지속적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싶어요. 더 많은 곳을 다니며 그 지역의 특색을 만나고 싶어요”. 공유를위한창조는 마을마다 특색 있는 주제를 가지고 마을을 꾸리고 가게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함을 느끼고 찾아오는 분들도 즐거워하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지역 마을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하고 싶은 건 어디서든 엄청 재밌게 할 수 있고, 특히 도시나 다른 지역에서 못 느끼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다”며 “지역 주민분들에게 맞는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저희는 거제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거제에서 잘 놀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0일 거제 장승포 한 골목. 평범해 보이는 건물들 사이, 파란 벽돌과 ‘밗’이라고 쓰여있는 나무 현판이 눈에 들어왔다. 크고 투명한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강아지 한 마리가 일행을 반겼다. 내부에는 각종 캠핑 장비들과 술, 커피 판매기가 자리 잡고 있었다.
뒷문으로 나가니 또 다른 공간이 눈앞에 펼쳐졌다. 밥도 먹고 쉴 수 있는 널찍한 테라스는 파란 건물 양옆 건물들과 이어졌다.
“세 건물 모두 저희가 만든 공간입니다. ‘밗’은 바다와 강 그리고 산을 한데 모은 단어로 아웃도어를 테마로 하는 가게이자 커뮤니티 라운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술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며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죠. 양옆 건물에는 목공소와 편집숍, 공유 서재가 있고 게스트하우스도 곧 열립니다”
‘공유를위한창조’는 2019년 이곳 거제 장승포에 터를 잡았다. 이들은 아웃도어를 테마로 지역 문화 기반을 마련해 살고 거제 장승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4년 부산 초량서 ‘이바구캠프’ 운영 시작
부산의 경험 바탕으로 거제서 새로운 도전
2019년 장승포에 터 잡고 지역민과 소통 추구
바다·강·산 한데 모은 단어로 이름지은 ‘밗’
아웃도어 가게이자 커뮤니티 라운지 의미
양옆 건물엔 목공소·편집숍·공유서재 갖춰
올해 행안부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에 선정
일이 여가생활인 ‘아웃도어 아일랜드’ 목표
찾아오는 이들도 즐거워하는 곳 만들 계획
◇소통 공간 통해 도시재생 기반 마련= ‘공유를위한창조’는 공유공간을 통해 지역을 재생시키는 일명 ‘도시재생 전문기업’으로 2014년 7월 부산 동구 초량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그곳에서 도시재생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일궈나가는 게스트하우스 ‘이바구캠프’를 운영하며 지역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관광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했다. 이바구캠프가 생기면서 왕래가 없던 주민 간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이바구캠프라는 공간을 함께 운영한다는 공통분모가 주민들을 이어줬기 때문이다.
이렇듯 이들은 지역 주민들에게 소통 공간과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공동체의 연대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물리적·경제적·문화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서다. 부산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거제에서 그 비전을 다시 펼치는 중이다.
박은진 공유를위한창조 대표는 “거제에서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많이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를 지역주민들과 같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활기 넘치는 거제를 위해= “부산 이바구캠프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면서 새로운 곳에서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활기 넘치는 거제의 옛 모습을 재현시키고 싶었어요” 박 대표가 지난날을 회상하며 말했다.
박 대표를 비롯한 공유를위한창조 팀원들은 2018년 말부터 경남 일대의 중소도시와 지역을 찾아다니면서 입지를 물색했다. 백패킹, 서핑, 캠핑 등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바다가 있어야 했다. 그러다 보니 거제가 눈에 들어왔다. 거제는 사람은 많지만 도시가 조선업으로만 먹고살아온 도시라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 예술, 복지 등이 취약했다.
공유를위한 창조는 이 지점에서 거제를 선택했다. 이들에게는 도전이었다.
박정일 공유를위한창조 본부장은 “장승포는 상업지인데 주거지로만 주로 활용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장승포가 다시금 상업지의 기능을 되찾기를 바랐고 우리들의 새로운 시도가 주민들이 원하는 옛날의 장승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라운지 ‘밗’의 외관 모습.
◇일과 여가가 공존하는 마을= 공유를위한창조는 2021년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만들기 공모사업에 경남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무려 3번의 도전 끝에 얻은 결실이었다. 행안부의 청년 마을 만들기 지원사업은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정착을 지원해 지속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의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기획됐다.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청년 활동 공간 조성, 청년 체험 프로그램, 네트워킹과 홍보 등을 지원받는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을 기반으로 공유를위한창조는 일이 곧 아웃도어 여가생활이 되는 청년 마을, 일명 ‘아웃도어 아일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이세원 공유를위한창조 매니저는 “공모사업 선정 소식은 일을 시작한 후 가장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 순간입니다”며 “발표 당시 모든 직원이 손꼽아 기다렸던 일이 성사돼 얼마나 기뻐했는지 모르겠습니다”고 말하며 흐뭇해했다.
박 본부장은 “공을 들인 것에 좋은 결과가 따라줘서 기쁘다”며 “아직 식구들과 축하 파티를 하지 못했지만 조만간 다 같이 모여 그간의 노고를 풀 예정이다”고 말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 보여주는 것= “지속적으로 도전을 이어가고 싶어요. 더 많은 곳을 다니며 그 지역의 특색을 만나고 싶어요”. 공유를위한창조는 마을마다 특색 있는 주제를 가지고 마을을 꾸리고 가게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함을 느끼고 찾아오는 분들도 즐거워하는 곳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지역 마을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고민하겠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하고 싶은 건 어디서든 엄청 재밌게 할 수 있고, 특히 도시나 다른 지역에서 못 느끼는 걸 보여드리는 것이다”며 “지역 주민분들에게 맞는 생활양식을 보여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준영 기자 bk6041@knnews.co.kr
http://www.knnews.co.kr/news/articleView.php?idxno=1350906